안녕하세요. 요양병원 원무과에서 매일 환우분들과 보호자님들을 곁에서 뵙고 있는 현직자입니다.
병원 창구에 앉아 있으면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가 울립니다. 대부분은 입원 상담이나 서류 문의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먹먹해지는 전화는 역시 "암 진단을 받았는데, 혹시 병원에 자리가 있나요?"라고 묻는 목소리입니다.
얼마 전, 다른 병원에서 입원을 거절당하고 마지막 희망으로 저희 병원에 전화하셨다는 보호자분을 뵌 적이 있습니다.(얼마전까진 20~30명 정도의 환우 분들이 40명이상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병상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다른 곳은 다 거절당했는데, 마지막으로 선생님 병원만 믿고 전화 드렸어요..." 하시며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으니, 제 가슴도 무너져 내리는 것 같더군요. 당장 병실이 부족해 입원을 도와드리지 못할 때, 저는 원무과 책상 앞에 앉아 한참 동안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곤 합니다.
입원을 간절히 기다리는 환우분들의 대기 명단을 작성하다 보면, 우리 사회의 암 투병 현실이 얼마나 치열한지 매일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편찮으신분들이 많으시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입원 상담 시 꼭 챙겨야 할 '현직자 체크리스트'
절박한 상황일수록 차분하게 준비하는 것이 입원 성공률을 높입니다. 많은 보호자분이 경황이 없어 놓치는 정보들을 원무과 직원의 시선에서 정리해 드립니다.
병원에 전화하실 때, 환자분의 암 종류(병명), 현재 항암/방사선 치료 여부, 그리고 거동 가능 여부를 미리 메모해두세요. 저희가 입원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기준입니다.
대학병원에서 발급받은 '소견서'나 '진료의뢰서'가 이미 있다면 입원 심사가 훨씬 빨라집니다. 전화 상담 시 "소견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만으로도 상담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입원하고자 하는 요양병원이 대학병원과 얼마나 가까운지, 응급 처치가 가능한 의사가 24시간 상주하는지 미리 물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원무과 직원이 자주 받는 질문 Q&A
상담 창구에서 입원을 기다리시는 보호자분들이 공통으로 궁금해하시는 내용들입니다.
Q: 입원 대기를 걸어두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A: 병실 상황은 매일 퇴원하시는 분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동적입니다. 보통은 며칠 이내에 자리가 나지만, 환자분의 상태에 따라 입원 가능한 병실(간병이 필요한 병실 등)이 달라질 수 있어 유선으로 꾸준히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Q: 입원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나요? A: 환자분의 이전 병원 기록이 넘어오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모든 서류가 완벽히 준비되어 있다면, 입원 당일 오후부터 바로 필요한 처치와 상담이 시작될 수 있도록 원무과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리가 없다고 안내해야 할 때의 마음
자리가 없다는 소식을 전할 때마다 저는 죄송한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절박함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보호자분들의 강인함에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어렵게 입원하신 분들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이제야 살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실 때, 저는 비로소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입원 자리를 찾지 못해 애태우시는 분이 계실까요? 너무 자책하거나 포기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병원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우리 원무과 직원들은 늘 환우분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도 병원 창구에서 들려오는 그 절박한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며, 더 따뜻하게 응대하는 원무과 직원이 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모든 환우분과 보호자분들의 간절함이 헛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